안경 벗고 살빼고 화장한 정유정
“인기 있을 얼굴” 포샵 사진 논란
부산경찰청이 제공한 정유정의 사진을 포토샵으로 수정한 사진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국도 미국처럼 강력 범죄 피의자의 현재 모습이 적나라하게 담긴 ‘머그샷(구금 과정에서 촬영하는 범죄자 얼굴 사진)’이 공개돼야 한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9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정유정 살 빼고 화장했을 때 사진’, ‘정유정 안경 벗겨봤다’ 등의 제목으로 정유정의 얼굴을 수정한 사진들이 올라왔다.
사진에는 앞서 언론을 통해 공개된 정유정 사진에서 안경이 벗겨져 있거나, 활짝 웃고 있는 모습 등이 담겼다.
수정한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출소 후 이런 모습일 것이다. 조심하라” 등 취지의 글을 남겼다. 다만 일부 네티즌이 “안경 벗고 꾸미니 예쁜 듯”, “인기 있을 얼굴이다”등 댓글을 남겨 논란이 되고 있다.
‘또래 여성 살해’ 피의자 정유정(23)이 지난 2일 마스크와 벙거지로 얼굴을 가린 채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가운데). 1일 부산경찰청은 앳된 얼굴의 증명사진을 공개했다(왼쪽). 5월 26일 정유정이 시신을 담을 여행용 가방을 끌고 가는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도 얼굴을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오른쪽). 연합뉴스·부산경찰청 제공
지난달 26일 현재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증명사진이 공개됐고, 이후 “왜 옛날 사진을 보여주냐”는 항의성 뉴스 댓글이 잇따랐다.
정유정이 검찰로 송치될 때도 모자를 눌러 쓰고, 마스크를 눈 밑까지 올려 써 얼굴을 알아볼 수 없었다.
부산에서 과외앱에서 만난 명문대 출신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정유정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범죄의 중대성ㆍ잔인성 인정되고 유사범행에 대한 예방효과 등 공공 이익을 위한 필요가 크다고 판단되어 공개를 결정했다. 송봉근 기자
현재 우리나라는 2010년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 이후 강력 범죄 피의자의 신상을 공개할 때 대부분 증명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2021년 12월 자신을 성폭행으로 신고한 것에 앙심을 품고 전 여자친구와 그 어머니를 무참히 살해하고 초등학생 남동생에게 중상을 입힌 이석준. 본인의 동의 하에 증명사진이 아닌 머그샷을 공개한 처음이자 마지막 사례다. 경찰청 제공
현행법으론 정유정의 머그샷을 공개하는 게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당사자의 허락 없이 머그샷을 공개할 경우 피의사실공표죄로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기 때문이다. 국회엔 여론의 요구를 반영한 법안이 여럿 제출돼 있는 상태다.
피의자 인권 보호가 강화된 뒤 체포 이후 머그샷이 공개된 건 2021년 12월 서울 송파 일가족 살해 사건의 범인 이석준 한 명 뿐이었다.
한편 7일 정유정은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에서 연쇄 살인범 강호순이 받은 27점보다 약간 더 높은 28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