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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레바논 다녀온 뒤 지하실 틀어박혀”... 루슈디 피습 드러나는 정황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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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2-08-15 17:12 중동·아프리카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용의자 어머니 “외향적이던 아들, 레바논 여행 뒤 변해”
이란 혁명수비대·헤즈볼라 등과 연관성 낮은 듯
이란 정부 연관성 부인... 서방-이란 긴장 고조

살만 루슈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하디 마타르. AP=연합뉴스

▲ 살만 루슈디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하디 마타르. AP=연합뉴스

‘악마의 시’ 작가 살만 루슈디(75)의 피습 사건이 이슬람 시아파 극단주의 사상에 몰입한 청년의 소행이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란 정부가 피습 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한 가운데 이란 핵협상이 막바지에 이른 상황에서 서방과 이란은 사건을 둘러싸고 팽팽한 긴장감을 드러냈다.

용의자, 4년 전 레바논 여행 뒤 이슬람 극단주의 사상 몰입한 듯

1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루슈디를 공격한 하디 마타르(24)의 어머니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외향적이었던 아들이 2018년 한 달 동안 레바논에 여행을 다녀온 뒤 성격이 변했다”면서 “몇 달 동안 가족과 대화를 끊은 채 지하실에 틀어박혔고, 왜 자신에게 이슬람 교육을 시키지 않았느냐고 따졌다”고 밝혔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마타르는 레바논 출신의 미국 이민 2세로, 아버지는 2005년 이혼한 뒤 레바논으로 돌아갔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중동 정보 당국자는 마타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IRGC와 연관된 사람들과 접촉한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IRGC나 레바논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등이 직접 개입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한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마타르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며 선을 그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수사 당국은 마타르의 범행이 루슈디를 처형하라는 ‘파트와’(Fatwa·이슬람교의 포고령)와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루슈디 회복해 농담 주고받아... 이란 “서방 태도 모순”

루슈디의 출판 대리인인 앤드루 와일리는 이날 “루슈디가 인공호흡기를 제거하고 회복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루슈디의 아들 자파르는 성명을 내고 “부상은 심각하지만 아버지의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유머 감각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소설 ‘악마의 시’로 30여년간 이슬람권의 암살 명령에 시달렸던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셔터쿼의 문학 강연회 도중 흉기 공격을 받고 무대에 쓰러져 있다. 왼편에는 관중들이 제압해 경찰에 넘긴 용의자 하디 마타르가 끌려 나오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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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 ‘악마의 시’로 30여년간 이슬람권의 암살 명령에 시달렸던 영국 작가 살만 루슈디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셔터쿼의 문학 강연회 도중 흉기 공격을 받고 무대에 쓰러져 있다. 왼편에는 관중들이 제압해 경찰에 넘긴 용의자 하디 마타르가 끌려 나오고 있다.
뉴욕 AP 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이란 정부가 수세대에 걸쳐 루슈디에 대한 폭력을 부추긴 건 비열한 짓”이라면서 “미국과 파트너 국가들은 이런 위협에 모든 적절한 수단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등도 우려를 표명했다. 이란 정부는 피습 사건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서방의 비판에 불쾌감을 드러냈다. 나세르 칸아니 외무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언론 보도 이상의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용의자의 범행을 규탄하면서 이슬람을 모욕한 사람을 미화하는 서방의 태도는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해리 포터’의 작가인 조앤 롤링(57)은 루슈디를 걱정하는 글을 SNS에 올렸다가 살해 위협을 받았다. 그는 “걱정하지 마, 다음은 너야”라는 내용의 댓글을 캡처해 공개했으며 경찰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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