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이는 李리더십
배현진과 갈등에 모두발언 안 해
金여사 팬클럽, 李 저격도 계속
‘간장’ 논란 장제원 “한두 번인가”
안철수 “속이 타나 보다” 여유
배현진 최고위원과의 갈등에 이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마이크를 내려놓은 것이 단적인 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과 23일에 이어 27일 회의에서도 모두발언을 하지 않았다. 집권여당 대표로서 가장 중요한 스피커 역할을 최고위에서는 거부한 채 언론 인터뷰와 소셜미디어 메시지만 소화하고 있다.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팬클럽 회장의 과격한 독설도 윤심이 이 대표에게 있지 않다는 방증으로 읽히는 상황이다. 팬클럽 회장인 강신업 변호사는 윤 대통령 내외가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을 대통령실 출입기자단보다 먼저 받아 볼 정도로 윤 대통령 측과 매우 가까운 사이로 여겨진다. 강 변호사는 페이스북에 “이준석, 개미지옥에서 벗어나려고 대통령 팔며 발버둥질” 등의 메시지를 연일 올리고 있다.
이에 이 대표와 가까운 김용태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영부인의 팬클럽 회장이 왜 집권여당 지도부에 악담을 쏟아 내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며 “자중하라”고 경고했다. 그러자 강 변호사는 “이 대표는 대선 기간에도 계속해서 윤석열 대선 후보를 음해하며 사실상 낙선 운동을 펼쳤다”면서 “김용태씨의 정치적 자질에 대해 심히 의심케 하는 대목”이라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의 첫 번째 해외 순방길 환송에 나가지 못했는데, 대통령실이 윤리위 징계 심사를 앞둔 이 대표에게 거리를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공항으로 환송을 나갔고, 장제원 의원은 윤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했다는 사실을 밝힌 것과 극명하게 대비됐다.
반면 이 대표와 구원(舊怨)이 있는 장 의원과 안철수 의원은 기선을 잡았다는 듯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가 배 최고위원을 ‘디코이’(미끼)로, 그 배후를 ‘간장’(간 보는 안철수+장제원)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해 장 의원은 이날 “(이 대표의) 저격을 한두 번 받나”, 안 의원은 “속이 타나 보다”라며 웃어넘겼다.
손지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