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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미용사 애환, 타로 카드에 담아 세대 넘어 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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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2-08-15 22:32 사회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헤어걸즈 프로젝트 김소희·최새미

중년 여성 미용사들 구술사 기록
크라우드펀딩으로 카드 만들어
“단절된 세대 간 교류 더 넓히고파”
클릭하시면 원본 보기가 가능합니다.
60대 미용사의 삶을 주제로 만든 타로카드로 점을 치는 시각예술가 김소희(왼쪽·27)씨와 최새미(오른쪽·26)씨를 15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미대에서 만난 두 사람은 2020년부터 중년 여성 미용사의 구술사를 기록하는 ‘헤어걸즈’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물로 타로카드를 만들어 현재 크라우드펀딩을 하고 있다.

젊은 20대 예술가가 나이 든 미용사에게 주목하게 된 계기는 낡은 ‘헤어 포스터’ 때문이었다. 한때 서울 양천구 목3동에 살았던 김씨는 오래된 동네 미용실에 붙은 포스터가 기이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풍성한 웨이브 머리를 한 젊은 모델은 실제 그 미용실에 ‘뽀글 파마’를 하러 가는 중년 여성과도 현재 젊은 여성인 나와도 괴리된 존재잖아요. 저 모델도 지금은 중년이 됐겠구나. 그렇다면 나이 든 미용사에게도 젊은 과거가 있었겠구나. 그 이야기가 궁금해 인터뷰를 시작했어요.”

동네 곳곳에 터줏대감처럼 있는 미용실은 중년 여성의 사랑방이었다. 머리하는 손님 뒤로 계모임이 벌어지고 식재료 공동구매를 의논하는 그곳에서 20대 예술가들은 ‘낯선 손님’ 취급을 받았지만 빵을 사 가고 머리를 자르며 점차 친분을 맺었다.

그렇게 듣게 된 미용사의 삶에 두 청년은 매료됐다. 1980~1990년대 신촌 대학가에서 일한 A(64)씨는 ‘지랄탄’(다연발 최루탄)이 쏟아질 때 일대 상가가 재빨리 셔터를 닫고 시위대를 숨겨 준 일화를 들려 줬다.

밤에 오는 남자 손님이 가장 무서웠다는 미용사의 말을 들으며 김씨는 독립서점에서 일하며 남성 취객을 상대한 경험을 떠올렸다. 40년의 세대 차를 뛰어넘어 서로의 삶에 공감하게 된 순간이었다. 중년 여성의 삶을 더 많은 독자에게 전해 세대 간 교류를 넓히는 것이 헤어걸즈의 목표다.

최씨는 단절된 공간에서 우리는 서로를 ‘다른 종족’이라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특별한’ 타로 점술가들에게 29년째 부모님과 함께 사는 내가 독립할 수 있는지를 물으며 점을 봤다. ‘독립 후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뽑은 카드에는 문을 활짝 연 여성이 포대기에 싸인 아기를 마주하는 장면이 담겼다.

김씨와 최씨는 “이 카드 이름은 ‘부모 없는 아이들’이에요. 명동에서 큰 미용실을 운영했던 사장님이 주변 부탁으로 버려진 아이를 맡아 돌봤는데 그 경험이 삶의 전환점이 됐대요. 이전에 상상해 본 적이 없는 새로운 일이 시작된다는 뜻이죠. 카드를 보고 담담한 인상을 받았다면 이미 독립준비를 마친 게 아닐까요”라는 점괘 해석을 주었다. 그들은 복채로 머리카락 일곱 가닥을 받아 갔다.

진선민 기자
2022-08-1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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