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佛·터키 설전 넘어… 유럽 vs 이슬람 갈등으로 확전

佛·터키 설전 넘어… 유럽 vs 이슬람 갈등으로 확전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20-10-27 17:52
업데이트 2020-10-28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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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독일, 마크롱과 완전한 연대
에르도안 “당신들은 진정한 파시스트”
아랍권 국가들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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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서도 마크롱 규탄 시위
이라크서도 마크롱 규탄 시위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시민들이 26일(현지시간) 반이슬람 분위기가 높아진 프랑스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대한 규탄 시위를 벌이며 ×표가 그려진 프랑스 국기 그림을 들고 있다.
바그다드 로이터 연합뉴스
프랑스와 터키 정상 간 ‘설전’이 유럽과 중동 간 갈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탈리아와 독일 등이 프랑스와의 연대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자 터키는 프랑스와의 갈등을 ‘유럽 대 이슬람’ 구도로 만들며 전선을 서구 유럽 전체로 확대하는 모습이다.

AFP통신은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가 26일(현지시간)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독설을 퍼부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 대한 비판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프랑스어로 올렸다고 보도했다. 콘테 총리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개인적 독설은 유럽연합(EU)이 터키와 함께 추구하기를 바라는 긍정적인 어젠다에 도움이 되지 않고 해결책을 멀어지게 할 뿐”이라고 썼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과 완전히 연대한다”고도 했다.

독일 정부도 에르도안 대통령의 독설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하이코 마스 외무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와 연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슬람 공포증과 인종차별을 동일시하는 사람들이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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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산 제품 불매 운동이 불고 있는 중동국 예멘 수도 사나의 슈퍼마켓에 ‘프랑스산 제품을 팔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고 진열대가 비어 있다. 사나 연합뉴스
프랑스산 제품 불매 운동이 불고 있는 중동국 예멘 수도 사나의 슈퍼마켓에 ‘프랑스산 제품을 팔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고 진열대가 비어 있다.
사나 연합뉴스
이슬람 풍자 만평을 소재로 표현의 자유를 가르치다 이슬람 극단주의자 청년에게 참수 테러로 숨진 프랑스 교사 사건 이후 이슬람교를 향해 정교분리 원칙을 강조한 마크롱 대통령에게 “정신치료가 필요하다”는 독설을 날린 에르도안 대통령은 발언 수위를 더욱 높였다. 그는 이날 수도 앙카라에서 열린 이슬람 종교 행사에서 유럽 지도자들을 겨냥해 “당신들은 진정한 의미의 파시스트”라며 “당신들은 나치와 연결돼 있다”고 성토했다. 이어 무슬림들을 2차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에 비유하며 “무슬림이 학대 대상이 되고 있다. 유럽은 마크롱 주도의 무슬림에 대한 증오 캠페인을 멈춰야 한다”고도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아랍권 국가 사이에서 번지는 프랑스산 제품 불매 운동을 더욱 부채질하기도 했다. 그는 “프랑스에서 터키 제품을 사지 말자고 하는 것처럼 우리도 프랑스 제품을 믿지 말고 사지도 말자”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프랑스 정부는 자신들이 터키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인 바 없다고 반발했다.

프랑스산 불매 운동은 사회·문화 등 다른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AP통신은 카타르대학이 프랑스 문화 주간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고, 요르단과 파키스탄은 자국 내 프랑스 대사를 초치해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항의했다고 보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0-10-28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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