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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우리가 만만하냐” 부글… 고강도 지원책, 민심 달래기 나서

TK “우리가 만만하냐” 부글… 고강도 지원책, 민심 달래기 나서

김진아 기자
김진아, 이재연, 한찬규 기자
입력 2020-02-26 01:30
업데이트 2020-02-26 0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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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표 與대변인 ‘봉쇄’ 브리핑 파장

‘방역상 봉쇄’와 일상어 ‘봉쇄’ 구분 못해
통합당 대구의원들 ‘공동성명’ 거센 반발
與 내부서도 비판… 김부겸 “배려 없어”

“중국만 무섭나… 묵묵히 협조해도 낙인”
시민들 “중죄인 취급 마라” 분통 터뜨려
대구 찾아간 文 “믿고 함께 가보자” 격려
한산한 동대구역
한산한 동대구역 25일 기준 코로나19 확진환자 893명의 60.8%인 543명이 대구에서 발생했다. 대구 시민들은 외출을 꺼리고 타지인들의 대구 방문도 끊겼다. 이날 오후 동대구역에 도착한 서울 출발 KTX 133 열차에 타고 내리는 승객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25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한 고위 당정청협의회를 열었지만 오해 소지가 큰 ‘봉쇄’라는 표현이 튀어나오면서 민심 달래기 효과는커녕 오히려 거센 역풍만 맞은 꼴이 됐다. 여당 대변인의 발표가 혼선을 일으키자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까지 뒷수습에 나섰으나 끓어오른 대구·경북의 민심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발언은 이날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의 당정청협의 결과 브리핑에서 나왔다. 홍 수석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대구·경북 청도 지역은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통상의 차단조치를 넘어서는 최대한의 봉쇄정책을 시행해 확산을 조속히 막기로 했다”고 밝혔다.

봉쇄에 대해 구체적 설명을 해달라는 취재진의 요구에는 “최대한 이동 등의 부분에 대해 일정 정도 행정력을 활용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바이러스 전파 차단을 위한 방역 조치를 마치 강제적인 ‘출입 봉쇄’처럼 설명한 것이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홍 수석대변인이 브리핑 과정에서 방역상 봉쇄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실수한 것 같다”고 전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해명에 나섰지만 언론을 탓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정 지역을 폐쇄해 출입을 통제한다는 개념이 아니라 확진자 등에 대해 최대한 차단·격리하는 것”이라며 “맥락이 전달이 안 되다 보니 그 지역을 소외하는 듯한 (의미로) 일부 언론보도가 나갔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구·경북 주민들에게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장 대구·경북 지지층이 두터운 미래통합당은 강하게 반발했다. 심재철 원내대표는 입장문에서 “‘대구 코로나’란 표현으로 대구 시민에게 큰 상처를 준 것도 모자라 ‘대구 봉쇄’라는 말까지 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의원까지 나서 “오해받을 봉쇄 조치 발언, 배려 없는 언행을 일절 삼가 달라”고 지적했다.

대구·경북은 전체의 80%를 웃도는 700여명 확진환자가 발생한 곳이다. 앞서 김 의원 등 민주당 소속 영남 지역 의원들은 코로나19 사태 및 민심 수습을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봉쇄 발언 논란’으로 지역 민심은 더욱 악화됐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김모(47·여)씨는 “아무 잘못도 없는 대구 사람들을 마치 중죄인처럼 취급하는 봉쇄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달성군에 사는 박모(55)씨는 “중국은 무서워 건드리지 못하고 대구·경북은 만만하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이날 직접 대구를 방문해 의료진·공무원과 지역 상인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대구시청에서 ‘코로나19 대응 대구지역 특별대책회의’를 열고 “대구·경북 시민 여러분 힘내 달라. 우리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고 반드시 이겨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담 병원인 대구의료원에서는 의료진을 격려했고 남구청에서 취약계층 지원 상황도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일정을 마무리한 뒤 “대구·경북이 전례 없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정부 지원 의지도 전례가 없다. 믿고 함께 가 보자”고 말했다.

서울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서울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2020-02-26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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