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똑소톡-소액재판의 소소한 이야기] 이미 수차례 보도된 유명인 사건 ‘신상 노출 댓글’ 명예훼손 아니다

입력 : ㅣ 수정 : 2019-11-21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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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기획사를 운영했던 A(50)씨는 중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2013년 구속 기소됐습니다. 2011년 15세였던 중학생을 만나 수차례 성관계를 가졌고, 임신하자 가출하게 해 한 달간 자신의 집에서 함께 살았는데요. 이 여학생이 출산 후 고소하면서 A씨는 1심에서 징역 12년, 2심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2014년 두 사람이 사랑하는 사이였다며 성폭행이 아니라고 판단을 뒤집었습니다. 총 다섯 번의 재판 끝에 A씨는 2017년 11월 무죄가 확정됐는데 이를 두고 수많은 논란과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지요.

●여중생과 성관계 기획사 대표 논란

이후 A씨는 자신을 고소한 여학생과 검찰에 여학생의 심리 상태에 대한 의견서를 낸 대학교수, 관련 기사에 댓글을 단 네티즌 30명에게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습니다. 여학생에 대한 사건은 1심에서 A씨가 패소했고 항소심이 진행 중입니다.

●대표 “정신적 충격”… 1심 “위자료 3만원”

네티즌 B씨는 2015년 1월 포털뉴스 댓글에 A씨의 사진을 볼 수 있는 인터넷 주소와 함께 “얼굴 궁금하신 분, A 검색하면 바로 안 나오는데 사람들이 사진도 올려놓고 했네요”라고 적었습니다. A씨는 “신상노출을 통한 명예훼손 또는 모욕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며 B씨에게 1심에선 500만원, 2심에선 30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했고, 1심은 위자료 3만원을 판결했습니다.

●2심 “위법한 신상 노출 아니다”

그러나 2심인 서울남부지법 민사항소3부(부장 부상준)는 “댓글 내용과 형식에 원고와 관련한 사실을 적시해 사회적 가치를 저하(명예훼손)시켰다거나 경멸적인 인신공격에 해당하는 표현을 포함(모욕)하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이미 수차례 보도된 원고의 형사사건과 관련한 인터넷 뉴스에 댓글을 단 것이고 원고는 다수의 영화에 출연하고 연예기획사까지 운영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이 댓글이 위법한 신상노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지요. 다만 1심 판결에 대한 항소는 A씨만 했기 때문에 2심 재판부는 위자료 3만원은 유지했습니다. 민사소송법에 따라 한쪽만 항소했을 경우 항소한 쪽에 불리하게 1심 판결을 바꿀 수 없기 때문입니다. 판결은 지난달 확정됐습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9-11-2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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