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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계한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정적 빌 클린턴에 남긴 편지

타계한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정적 빌 클린턴에 남긴 편지

이기철 기자
이기철 기자
입력 2018-12-02 11:18
업데이트 2018-12-02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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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에 낙담 말고 갈 길 가라…당신의 성공이 나라의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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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전임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2005년 태국 부켓을 방문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EPA 연합뉴스
빌 클린턴(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전임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2005년 태국 부켓을 방문하면서 활짝 웃고 있다. EPA 연합뉴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은 타계한 조지 H.W.부시 전 대통령이 1993년 1월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한때 정적(政敵 )이었던 후임인 자신에게 남긴 편지 전문을 1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편지는 백악관 집무실 책상에 놓여있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부시 전 대통령은 “오늘 이 사무실(대통령 집무실)에 들어오면서 4년 전에 느꼈던 것과 똑같은 놀라움과 존경심을 느꼈다”며 “당신도 그렇게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크나큰 행복을 누리길 바란다”면서 자신은 몇몇 전직 대통령들이 묘사한 외로움을 결코 느끼지 못했다고 술회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앞으로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비판 때문에 매우 힘든 시기가 있겠지만 결코 낙담하거나 경로를 이탈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당신의 성공은 우리나라의 성공이다.당신을 위해 열심히 응원하고 있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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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 후임인 빌 크린턴 대통령을 위해 남긴 편지 전문. WP 캡처
조지 H.W 부시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 후임인 빌 크린턴 대통령을 위해 남긴 편지 전문. WP 캡처
부시 전 대통령은 1992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클린턴 후보에게 패하며 연임에 실패했다. 걸프 전쟁 승리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에 발목이 잡혔다. “바보야,문제는 경제야!”가 당시 클린턴 캠프의 구호였다. 그러나 클린턴 퇴임 이후 두 전직 대통령은 정파를 초월한 우정을 과시했고 이는 미 정치사에 좋은 본보기가 됐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누구도 이 편지보다 더 그가 누구였는지를 잘 드러낼 수 없다”며 “그는 미국과 우리의 헌법, 제도, 공동미래를 믿었던 존경스럽고 예의 바른 사람”이었다고 회고했다. 또 “부시 전 대통령은 정치싸움에서 거칠기도 했지만, 거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었다”면서 “그는 정치보다 사람을, 당파보다는 애국심을 앞에 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모든 것에 대해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지만 우리는 괜찮다고 동의했다”며 “솔직한 토론은 민주주의를 강화한다”고 말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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