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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에 부상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 서훈 국정원장 등 역할에 더 큰 무게 실려 더 유리할 듯

전면에 부상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 서훈 국정원장 등 역할에 더 큰 무게 실려 더 유리할 듯

이경주 기자
이경주 기자
입력 2018-03-14 15:13
업데이트 2018-03-14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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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대통령 인사로 북미대화에 ‘올인’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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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로 해고 통보를 받은 렉스 틸러슨(왼쪽) 전 미 국무장관, 트위터로 후임 국무장관에 임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 AFP 연합뉴스
트위터로 해고 통보를 받은 렉스 틸러슨(왼쪽) 전 미 국무장관, 트위터로 후임 국무장관에 임명된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던 ‘비둘기파’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을 해임하고 후임으로 대표적 ‘매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명했다. 이에 남북대화와 북·미 대화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비공개 접촉으로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서훈 국정원장과 폼페이오 CIA 국장,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 ‘정보 라인’의 활약에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을 국무장관에 앉혀 북·미 대화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따라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속도가 붙을 거라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틸러슨은 ‘대화파’, 폼페이오는 ‘매파’로 분류하지만, 이미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결정된 상황에서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과 손발이 맞는, 정보와 추진력을 지닌 인사가 더 낫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탐색적 대화 수준이라면 매파의 등장은 부정적이다. 하지만, 이미 정상회담 개최를 수락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 소위 ‘올인’하기 위해 ‘인사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매파가 북·미 대화에서 성과를 거둘 경우 미국 내 뿐 아니라 국제 사회를 설득하는데 훨씬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의 자리 이동으로 힘이 실린 ‘정보수장 라인’은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폼페이오가 공개 외교 채널인 국무부 수장이 되면서 그간 비공개 채널이던 정보수장 라인이 앞으로 (소통의) 전부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북·미 대화에도 추진력이 생기면서 3월 말 또는 4월 초에 비공개 접촉, 4월 중 특사 등 고위급 회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폼페이오는 국무부를 맡으면서 산하 정보조사국도 지휘한다. 미 5대 정보기관 중 북한 정보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CIA에서 창설을 주도했던 북한 전담 조직 ‘코리아 임무 센터’(KMC)와 시너지가 예상된다.

정보라인의 강화로 그간 진행되온 ‘정상간 대화 후 실무 대화형’(Top down) 접근법도 지속적으로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정보라인의 비공개 조율 뒤에 정상 간에 대화과 이어지고, 여기서 합의된 내용을 토대로 실무협의가 이어지는 식이다. 실무협의 이후 정상회담을 꾀하는 과거의 방식(Bottom up)이 느린 속도 때문에 많은 변수와 오해가 발생했던 것을 감안한 변화다.

폼페이오 전 국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CVID)를 엄격히 주장했지만,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 개최라는 의제을 앞두고 서 원장, 김 부위원장 등과 물밑 접촉에서 유연성을 보였다. 최종 단계에서 무산되기는 했지만,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의 회담을 주선하기도 했던 것이다.

CIA는 안보적 관점이, 국무장관은 외교적 성격이 큰 자리라는 점에서 ‘매파’에 지나치게 무게를 둘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폼페이오는 북핵 문제에 있어선 틸러슨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겠지만 분명 북한과 대화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화 의지를 감안할 때 대화 자체에 대해 부정적일순 없다는 뜻이다.

특히 남북 및 북·미 대화가 성사된 상황에서 ‘꼼꼼한 비핵화 각론’을 만들려면 폼페이오가 더 적격이라는 평가도 있다. 현재는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상황이다. 따라서 북이 핵시설에 대한 100% 사찰을 허용해도 핵연료봉을 어디라도 숨길 수 있다. 즉, CVID의 현실화가 극히 어렵다.

폼페이오는 북한이 핵시설을 100% 공개한 뒤, 향후 숨겼던 핵물질이나 핵무기가 발견될 경우 군사적 옵션을 포함해 책임을 묻겠다는 식이다. 핵 사찰 이후 다른 핵물질이 발견됐던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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