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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섶에서] 덤과 짐/김균미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덤과 짐/김균미 수석논설위원

김균미 기자
입력 2018-03-07 22:50
업데이트 2018-03-08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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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살 때 주인이 덤으로 조금 더 얹어 주거나 다른 물건을 챙겨 주면 이를 마다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오히려 ‘조금 더 주세요’라고 하지 않을까. 덤으로 뭔가를 더 받는다고 보탬이 되는 것은 아니다. 그저 기분이 좋다. 주인의 후한 인심에 반나절 콧노래를 부르는 정도랄까. 재래시장에 갈 일이 거의 없다 보니 대형마트에서 대안을 찾는다. ‘1+1.’

기분 좋은 덤이 짐이 될 때도 있다. 당장 필요하지 않아 구석에 밀쳐 놓고 잊는 경우가 왕왕 있다. 못 쓰고, 못 먹고 버리기 일쑤다. 받지 말 걸 후회는 그때뿐. 하지만 짐이 되지 않는 덤도 있다. 시간이 그중 하나가 아닐까.

‘덤으로 사는 삶’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큰 병이나 사고를 당했다가 건강을 되찾은 사람들. 덤으로 사는 인생에 감사하고, 욕심을 덜 부린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만 큰일을 겪은 이들은 보통 사람들보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 보인다. 바닥까지 떨어져 보고, 끝을 본 뒤 얻은 깨달음일까. 다음이 아니라 지금을 사는 사람들, 매일매일을 덤으로 사는 사람들처럼 산다면 조금은 더 행복해질까. 덤과 짐은 한 끗 차이다.

kmkim@seoul.co.kr
2018-03-0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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