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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 심각한 英 사회, ‘외로움 담당’ 장관 임명

외로움 심각한 英 사회, ‘외로움 담당’ 장관 임명

김민희 기자
입력 2018-01-18 18:10
업데이트 2018-01-18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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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란 전염병이 소리없이 영국을 집어삼키고 있다.”

영국이 사실상 외로움을 실업, 폭력, 빈곤 같은 사회 문제로 분류했다. 사회가 파편화되면서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에 따른 사회적 비용도 덩달아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사회 회복을 위해 이웃과 야외에서 점심을 함께 먹는 ‘빅 런치’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도시재생단체 ‘에덴프로젝트’는 단절된 지역사회로 머지않아 외로움이 영국 경제에 320억 파운드(약 47조원)의 부담을 지우게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영국 적십자사가 1년여 전 여론조사기관인 칸타퍼블릭에 의뢰해 전국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88%가 영국에서 외로움이 심각한 사회 문제라고 대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80%가 외로움을 경험했고, 이중 18%는 항상 혹은 자주 외로움을 느낀다고 했다. 영국의 65세 이상 노인 중 360만명이 ‘하루 중 TV가 주된 동반자’라고 응답한 조사(영국 자선단체 ‘에이지UK’)도 있을 정도다. 영국 BBC는 지난해 발간된 리포트를 인용해 외로움은 하루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만큼이나 건강에 해롭다고 지적했다. 적십자사의 연구는 사회적 고립이 심혈관 건강을 해치고 사망률을 높이며 노화, 우울증과 치매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 17일(현지시간) 트레이시 크라우치 스포츠·시민사회부 장관을 신설된 ‘외로움 담당’ 장관으로 임명했다. 메이 총리는 “너무나 많은 사람에게 외로움은 현대 생활의 슬픈 현실이 되고 있다”면서 크라우치 장관을 필두로 외로움과 관련된 통계 자료를 수립해 이를 바탕으로 국가 차원의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 지역사회 재생을 위해 자금을 지원할 계획이다.

영국에서 점차 심각해지는 외로움 문제를 먼저 발견한 것이 고(故) 조 콕스 노동당 하원의원이다. 그는 생전에 외로움 문제를 다루는 ‘조 콕스 외로움 위원회’를 설립했다. 그는 정부가 외로움 문제를 해결할 담당 장관을 기용하고 외로움과 싸울 수 있는 국가적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2018-01-1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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