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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피아니스트로 몇십년간 살텐데…쇼팽만 치기엔 아까워”

조성진 “피아니스트로 몇십년간 살텐데…쇼팽만 치기엔 아까워”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1-04 14:02
업데이트 2018-01-0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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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부터 전국 4개 도시 투어…정경화와 듀오 등 올해 한국 공연 ‘풍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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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전국 리사이틀 기자간담회에 앞서 쇼케이스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전국 리사이틀 기자간담회에 앞서 쇼케이스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언젠가는 쇼팽 콩쿠르 우승자 타이틀에서 벗어나고 싶어요. 쇼팽 콩쿠르 우승자라는 타이틀보다 조성진 음악으로 기억에 남고 싶은 바람입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24)은 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열린 팬 미팅 겸 기자간담회에서 더 많은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조성진은 2015년 쇼팽 콩쿠르 우승 이후 클래식 음악계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팬덤 문화’를 이끌고 있다. 섬세한 감성과 뛰어난 연주력, 소년 같은 외모는 기존 클래식 애호가뿐 아니라 일반 대중까지 매료시켰다.

그는 ‘쇼팽 콩쿠르 우승자’라는 타이틀 속에 안주하지 않고 대형 콘서트 피아니스트로서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늘 “꿈”으로 꼽았던 뉴욕 카네기홀 데뷔와 베를린 필 협연 무대를 작년 모두 이뤄냈다.

그는 “더 많은 레퍼토리를 연구하고,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몇십 년간은 더 피아니스트를 할 것 같은데 쇼팽만 치기에는 아까울 것 같아서요. 세상에는 좋은 곡이 너무도 많으니까요.”

그는 특히 30대가 되면 브람스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일단 제가 브람스를 정말 좋아합니다. 이제까지 연주를 많이 하지 않았는데, 조금 더 연구하고 제 것으로 만든 뒤 연주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또 체중과 소리가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브람스를 치려면 제 몸무게가 더 나가야 할 것 같아서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웃음)”

그가 오는 7일 부산 공연을 시작으로 선보이는 전국 4개 도시에서의 투어 공연 프로그램도 다채롭다. 베토벤 소나타 8번·30번, 드뷔시 ‘영상’ 2집과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으로 이어진다.

“베토벤은 제가 존경하는 작곡가입니다. 그의 음악에서는 항상 예상 밖 화성이나 음악적 아이디어를 발견할 수 있어요. 오랫동안 연주하고 싶었던 작곡가라 지금부터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드뷔시는 작년 11월에 녹음한 앨범 곡이기도 하고 (거주했던) 파리에서 많이 공부하기도 했습니다. 뒤로 이어지는 쇼팽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그의 이번 전국 투어 역시 티켓 판매 시작 후 수 분 내 매진됐다. 그가 출연하는 공연은 협연과 독주를 가리지 않고 늘 눈 깜짝할 새 매진되곤 한다.

언뜻 보기에 클래식 대중화의 선두에 선 연주자처럼 보이지만 그는 “클래식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한 인터뷰에서도 “클래식의 대중화는 위험하다”는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제가 너무 보수적일 수 있지만 클래식의 대중화가 클래식 음악의 본질을 잃어버리게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에요. 클래식 대중화를 위해 힘쓰시는 분들이 많아서 제가 이렇게 말하는 게 조금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다른 의견들도 존중해요. 다만 저는 클래식의 대중화보다는 더 많은 사람이 클래식화 되길 바랍니다.”

1994년생 개띠인 조성진은 올해 황금 개띠 해를 맞아 더 왕성한 활동을 펼친다.

특히 한국에서의 공연이 여느 때보다 더 풍성하다. 전국 투어를 시작으로 9월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의 듀오 무대, 11월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지휘 안토니오 파파오)와의 협연, 12월 도이치그라모폰(DG) 120주는 기념 무대 등에 오른다.

작년 8월 프랑스 파리에서 독일 베를린으로 거주지도 옮긴 것도 큰 변화다.

그에게 새해 소망이나 다짐을 물었지만 “작년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면서 가족들과 소원을 빌어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생각을 해보니 소원이 없었다”며 웃었다.

“올해 목표라기보다는 그냥 건강하게 연주를 이어 나가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동양인 연주자에 대한 선입견을 깨보고 싶습니다. 외국에서 인종차별을 느낀 적은 없지만 여전히 ‘동양인 연주자는 이럴 것이다’라는 선입견은 존재하더라고요. 선배들이 잘 해주셨기 때문에 제가 외국에서 잘 활동하고 있는 것처럼 제가 열심히 해서 후배들이 훗날 아무런 선입견도 느끼지 않고 연주할 수 있길 기대해요.”

한편, 이날 간담회는 조성진의 인기를 반영해 전반부를 팬미팅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는 네이버로도 생중계됐다. 추첨을 통해 선발된 조성진 팬 400명이 함께 했다.

조성진은 이들을 위해 드뷔시 ‘영상’ 2집 중 ‘황폐한 사원에 걸린 달’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중 2악장과 3악장을 들려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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